(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홀로 사는 노인과 장애인에게 봉사활동을 이어오던 50대 가정주부가 4명의 생명을 살리고 세상을 떠났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지난 5일 뇌사 상태였던 박정희 씨(56)가 동강병원에서 심장, 폐장, 좌우 신장을 기증해 4명의 생명을 살린 뒤 숨졌다고 27일 밝혔다.

박 씨는 지난 3일 새벽 집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지만 뇌사 상태가 됐다.

그는 2019년 뇌경색 수술을 받은 뒤 지난해 10월 뇌출혈이 발생했고 모야모야병 진단까지 받았었다. 가족은 생전에 생명나눔에 동참하고 싶어 했던 그의 뜻에 따라 장기기증에 동의했다.

전라남도 순천에서 태어난 박씨는 가정주부로 남편과 1남 1녀의 자녀를 보살피는 아내이자 어머니였다.

기독교인으로 성경 읽는 것을 좋아했고, 주말에는 홀로 사는 노인과 장애인을 위해 무료 반찬을 만들어 드리는 봉사활동을 하며 늘 어려운 사람을 돕기에 앞장섰다.

박 씨의 아들 박진홍 씨는 "엄마를 다시는 볼 수 없다는 사실이 아직도 믿어지지 않아요. 가르침 대로 좋은 일 많이 하고, 잘 지낼게요. 하늘에서 건강히 잘 지내세요"라는 인사를 건넸다.

이삼열 한국장기조직기증원장은 "가족을 위해 헌신하고, 어렵고 힘든 이웃을 도우며 살아오신 기증자와 숭고한 생명나눔의 뜻을 함께해주신 유가족에게도 감사한 마음을 전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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