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마개한 천사견"…친구들 위해 4번씩 헌혈한 맹견 로트와일러

KU아임도그너 헌혈센터, 반려동물 헌혈 증가 추세

지난달 28일 KU 아임도그너 헌혈센터에서 네 번째 헌혈을 마친 로트와일러 '로또' ⓒ 뉴스1 한송아 기자
지난달 28일 KU 아임도그너 헌혈센터에서 네 번째 헌혈을 마친 로트와일러 '로또' ⓒ 뉴스1 한송아 기자

(서울=뉴스1) 한송아 기자 = "오늘이 네 번째 헌혈이에요!"

건국대학교 아임도그너 헌혈센터에서 만난 로트와일러 '로또(3세·수컷)' 보호자 채태병 씨의 말이다.

지방의 한 유실·유기동물보호소에서 로또를 입양한 채태병 씨는 "더 많은 생명에게 사랑을 전하고자 3개월마다 헌혈에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2일 건국대 KU 아임도그너 헌혈센터에 따르면 헌혈 문화 확산에 앞장서는 반려동물 가족들이 늘고 있다.

2022년 8월 개소한 KU 아임도그너 헌혈센터에 등록된 헌혈견은 그해 말 기준 78마리에서 현재 353마리로 약 2년 만에 4배 이상 증가했다. 로또처럼 현재까지 일회성이 아닌 2회 이상 헌혈한 반려견은 135마리로 총 등록된 헌혈견 중 38%에 달한다.

김은지 KU 아임도그너 헌혈센터 책임수의사는 "최근 보호자들의 헌혈에 대한 인식이 높아졌고 자발적인 참여도 증가하고 있다"며 "헌혈에 참여한 분들이 이웃끼리 혹은 커뮤니티에서 후기를 공유해 단체로 헌혈하러 오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설명했다.

채 씨와 같은 대형견 보호자들은 헌혈 참여를 통해 국내 대형견에 대한 선입견과 편견이 해소되길 바라는 소망도 품고 있다.

로트와일러는 국내 동물보호법에서 맹견으로 분류돼 있다. 외출 시 입마개는 의무고, 40㎏에 가까운 몸집과 어두운 모색 때문에 무서운 개라는 편견도 존재한다.

채 씨는 "로또는 어른, 아이 모두 좋아하고 다른 강아지 친구들과도 잘 지낸다"며 "대형견에 부정적인 인식을 바꾸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까 싶어 헌혈견임을 표시하는 스카프를 항상 매고 산책한다"고 전했다.

지난달 28일 KU 아임도그너 헌혈센터에서 네 번째 헌혈을 마친 로트와일러 '로또'가 건국대 관계자들과 휴식을 취하고 있다. ⓒ 뉴스1 한송아 기자
지난달 28일 KU 아임도그너 헌혈센터에서 네 번째 헌혈을 마친 로트와일러 '로또'가 건국대 관계자들과 휴식을 취하고 있다. ⓒ 뉴스1 한송아 기자

대형견 한 마리의 헌혈 참여는 소형견 4마리의 생명을 살리는 것과 같다. 국내 반려동물 혈액의 90% 이상은 공혈견을 통해 공급되고 있어 반려동물의 헌혈 참여는 공혈동물에 의존하는 혈액 공급 체계 개선에도 도움을 준다. 이 때문에 농림축산식품부 등 정부 기관뿐 아니라 민간 단체, 기업까지 나서서 헌혈 문화 홍보에 나서고 있다.

물론 헌혈만으로 국내에 필요한 수혈용 혈액량을 충족하기에 역부족이다.

김은지 책임수의사는 "지역 동물병원에는 여전히 공혈견으로부터 채취한 혈액이 공급돼 동물복지와 윤리적 측면에서 우려를 낳는 상황"이라며 "KU 아임도그너 헌혈센터는 앞으로도 꾸준한 홍보로 헌혈문화 정착과 전국적인 반려견 혈액 공급망을 구축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해피펫]

지난달 28일 KU 아임도그너 헌혈센터 앞에서 네 번째 헌혈을 마친 로트와일러 로또가 아임도그너 스카프를 매고 휴식을 취하고 있다. ⓒ 뉴스1 한송아 기자
지난달 28일 KU 아임도그너 헌혈센터 앞에서 네 번째 헌혈을 마친 로트와일러 로또가 아임도그너 스카프를 매고 휴식을 취하고 있다. ⓒ 뉴스1 한송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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