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남해인 정윤미 김민수 홍유진 기자 = 16명의 사상자를 낸 '시청역 역주행 교통사고' 가해 차량이 조선호텔 주차장을 빠져나오자마자 가속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가해 차량 블랙박스에는 사고 당시 장면과 소리가 녹화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사고 차량은 물론 블랙박스 영상과 주변 폐쇄회로(CC)TV 영상 등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에 감정을 의뢰했다. 일반적으로 감정이 완료되기까지 한 달에서 두 달 정도 소요되지만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 최대한 앞당긴다는 방침이다.

정용우 남대문경찰서 교통과장은 3일 오후 2시 남대문경찰서에서 열린 기자단 브리핑에서 "영상으로 확인했을 때는 지하 1층 주차장을 나와서 출입구 쪽 약간의 턱이 있는데 그 턱부터 가속된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경찰이 폐쇄회로(CC)TV 등을 토대로 차량 동선을 확인한 결과 피의자 A 씨(68)가 운전하던 제네시스 차량은 지난 1일 오후 9시 27분쯤 서울 중구 시청역 인근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나와 역주행을 하며 먼저 안전 펜스, 보행자와 충돌한 뒤 BMW 차량, 쏘나타 차량과 연달아 충돌했다.

경찰은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의 3조 1항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A 씨를 입건해 수사 중이다. A 씨에 대한 구속영장 신청도 검토하고 있다.

경찰은 지난 2일 차량, 블랙박스 영상, EDR(사고기록장치) 데이터 등 주요 증거물에 대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과 경찰 산하 기관에 분석을 의뢰했다.

정 과장은 "통상 국과수에서 사고 차량을 분석해서 결과 내는 데 한 달에서 두 달 정도 걸린다"며 "이번 사고의 중대 상황을 참작해서 가능한 기간을 빠르게 당기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해당 차량과 충돌한 BMW 차량, 쏘나타 차량의 블랙박스도 확보해 분석을 의뢰했다.

사고 차량 블랙박스 내용에 대해 정 과장은 "영상이 담긴 건 맞고, 소리가 담긴 것도 맞다"고 말했다. 다만 영상 속 구체적인 대화 내용에 대해선 "수사 중인 사안"이라며 말을 아꼈다.

경찰은 A 씨의 아내로부터 차량 '급발진'을 주장하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정 과장은 "(운전자 A 씨의 아내 B 씨가) 지난 2일 참고인 자격으로 출석해 '브레이크 제동장치가 안 들은 것 같다'고 진술했다"고 설명했다. A 씨도 언론 인터뷰에서 "차량이 급발진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A 씨는 현재 갈비뼈 골절로 서울대병원에 입원 중이다. 경찰은 아직 A 씨에 대한 본격적인 조사를 하지 못 했다.

정 과장은 "서면으로 따로 답변을 제출하거나 한 건 없다"며 "담당 의사와도 면담하며 지속해서 피의자 건강 상태를 체크 중이고 사안이 중대한 만큼 최대한 신속하게 수사를 진행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A 씨는 귀가 중 사고를 일으킨 것으로 조사됐다. 정 과장은 "(A 씨는) 호텔에서 개인 용무를 보고 집으로 돌아가던 중이었다"고 설명했다.

사고 차량 소유주는 아내인 것으로 파악됐다. 정 과장은 '사고 차량 소유주가 아내임에도 어째서 A 씨가 운전했는가'라는 질문에 "가족관계이기 때문에 (A 씨가) 운전할 수 있는 것"이라고 답했다.

한편 시청역 역주행 사고 부상자 1명이 추가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이번 사고로 9명이 숨졌고, 가해 차량 운전자인 A 씨(68)와 차량에 동승한 A 씨 아내, 보행자, A 씨 차량이 들이받은 차량 2대의 운전자 등 7명이 다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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